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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묵어두었던 일기장을 꺼내서 쓴다

생각보다 더 낯설게 느껴지는군..

올해 초보다는 테스트 결과가 나아졌다

그러나 내가 만든 그 맛이 나오지 않는다

속은 까맣게 타들어갈데까지 갔는데.. 아무것도 변한게 없는 것 같아 스멀스멀 좌절감이 올라오기도 했다..

'오공팔' 이 이름 석자만 때면 어디서든 이 반죽으로 장사는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 10%가 채워지지 않았는데..

나는 도저히 오픈 할 수가 없다..

'오공팔' 이 이름을 버리면서까지 장사하고 싶지않다

비웃는 사람들.. 한숨짓는 사람들.. 자금적 압박.. 모든 말들과 시선이 '내가 바본가..' 싶을 정도로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런데 바보같다며 비웃는다해도 나는 시작할  수가 없다..지금은...

 

그동안... 홈페이지에 아무런 글을 쓸 수가 없었다..

홈페이지 방문기록을 보니.. 

오공팔을 찾아와 보시는 고객님들이 계신다.. 꾸준히..

그런데도 나는 아무런 반응을 보일 수 없었다..

글을 읽으면서도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난 무기력감에 시달렸다

내가 양치기소년이 되어 버렸다고 생각이 든 순간 나는 나를 인정할 수가 없었고

고객님들께 더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이 나를 심하게 누르고 있었다

 

그렇다..

제품이 좋아지는 과정을 보내면서 나는 재오픈하기 위해 준비했다

그리고 고객님들에게 제일 먼저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러나 내 기대와 달리 제품의 결과는 그 10%를 넘어서질 못했다

그러면 나는 거짓말 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말씀드린 약속을 지키질 못했으니..

나는 깊은 자괴감에 빠졌었다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께 실망을 드렸다는 죄송한 마음과 그리고 부끄러움

내 자신에 대한 실망..

마음이 어려웠다.. 정말 괴로웠다..

나는 내 소신을 지키고 싶은데 나를 믿어주시는 분들께 양치기소년과 같은 사람이

된건 아닌지.. 그 무기력감에 나는 지칠대로 지쳐갔고 도망가고 싶은 순간도 참 많았다..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도 아니요 정치가도 아닌데

변함없이 오공팔에 마음을 보여주시는 고객님들을

뵐 때마다 이것이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이 옳았음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

제품에 대한, 맛에 대한 그 10%를 반드시 돌려드리고 싶었다 

이것이 내 진심 전부이다...

이 힘으로 나는 무기력감과 좌절감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도너츠가 뭔지.. 허탈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방황했지만 길을 찾기 위해 애썼던 그 늦가을 초겨울 바다...

 

그 곳에서 나는 다시 시작할 날을 꿈꾸게 되었고

어깨를 펴기로 했다

돈 외에는 크게 잃은게 없는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배운게 더 많고 내 인생에서 나에게 꼭 필요했던 귀한 시간이라 생각한다

 

11월 말.. 이렇게 마음을 새롭게 다지고

나는 원재료 관련해서 담판을 짓기위해 00본사 공장에 방문했다

그리고 전화가 아닌 맨투맨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니

이전과 달리 원재료에 관련된 내용을 나에게 세부적으로 설명해주셨고

해결시점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공장을 방문하던 날... 그 곳은 눈이 엄청 왔었다

부산은 따뜻한 겨울인데.. 가벼운 옷차림이었던 나는 눈을 쫄딱 맞을 수 밖에 없었다..

눈길 위를 달리는 기차안에서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의 마음은 지옥과 천국이었다

'다행이다.. 내려올 때가 천국이여서... '

해결책을 얻지 못하고 내려왔다면 나를 기다리고 있는 직원과 고객님들의 얼굴을 어찌 볼 수 있을까..

10% 부족한것을 좋은 원재료로 풀 수 있을 것 같다!

꽃게가 싱싱하지 못한데 어찌 꽃게탕을 시원하게 만들 수 있으랴..

길고 긴..시간을 보내고 있다.. 1년이 훌쩍 넘었다...

감사한건.. 지금 이 순간... 나는 내 지금 모습에 감사한다...

그러면 된 거 아닌가..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겠는가...

 

양치기소년으로 비춰진게 아닌가 하는 나 스스로 만든 자괴감에 많이 힘들었지만

고객님.. 저.. 다시 노력하며 일어섭니다..

내년에 다시 출발할 수 있도록 오늘도 내일도 노력 노력 노력합니다

 

 

연말.. 모두가 따뜻하기를 소망해봅니다..

 

 

인생에서 배운 이 깨달음으로 선한 기업에 대한 꿈은 이미 시작되었다!

 

 

목록
  • profile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잘하고 계신거에요. 화이팅.
  • profile
    엄용진님 반갑습니다 오공팔입니다^^
    용진님 아세요?
    쑥쓰럽지만..댓글 읽고 울컥 했습니다..
    잘하고 계신거예요...란 말에... '내가 잘하고 있는거구나..
    내 생각이, 내 선택이 옳았음을 고객님들께 꼭 보여드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용진님 주위에 계신 분들께도 좋은 에너지를 전할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ㅎ
    우리 함께 화이팅합시다!!!
  • profile
    응원합니다~~
    거의 매일을 기다리고있답니다^^
  • profile
    이효진님 반갑습니다
    오공팔입니다 ^^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사실을 자각할때마다
    좋은도너츠로 대접해드리겠다는 제 마음이
    더욱더 간절해지고 새로워집니다
    매일 기다리고 있다는 말씀..
    진짜 맞으시죠? ㅎㅎ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다려주시는데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정확한 일자를 말씀드리지못해 죄송합니다..
    15년 행복한 마무리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 profile
    걱정마세요~
    시간이 조금 더걸리더라도
    기다리고 있어요~^^
  • profile
    결혼전에 자주갔던 오공팔. 결혼후 오랫만에 친정에 걸어가면서 들릴참에 가봣지만.. 굳게 닫혀있는 문과 안내문을 보고 무슨일인가 해서 홈페이지 들렸는데 이런일들이있었군요.. 참 좋아했던 오공팔인데..ㅠ 힘내시고 늘 뒤에서 응원하고있는 가족들과 고객이있다는걸 잊지마세요
  • profile
    서주연 고객님 반갑습니다
    오공팔입니다^^
    주연님의 글과 마음 진심 감사합니다
    오공팔을 다시 찾아주셨다는게
    저희에겐 이보다 더 큰 위로가 없네요
    아무리 잘 만들어도 고객이 찾지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거 잘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오공팔은 잊혀지는것보다 우리의 모습을
    잃어버리는 것이 더 두렵습니다
    하나의 도너츠로 시작하였지만
    고객님들이 믿을 수 있는 오공팔이 되도록
    초심대로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시요^^
  • profile
    장인정신이라는 글자로도 부족한굳은신념이시네요
    과연 저라면 그렇게할수있을지 갑자기의문이드네요
    최고의 도넛을 맛보고싶습니다 10%가 채워지는순간
    한달음에 달려가겠습니다
    끝까지 힘내시길 ......
  • profile
    아... 기원님... 죄송합니다...
    제가 남기원님의 글을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장인정신은 아닙니다.. 너무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단지 제가 개발해서 8년을 만들었던 도너츠인데.. 하루아침에 제품이 안나오다니...
    제품으로 팔 수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도너츠가 뭐 별꺼냐, 유별나다, 명품이냐... 등 많은 말들을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장인도 아닙니다...
    제품이 좋지 않아 영업을 못하던 그 날 이후로 지금까지 저는 동일한 말씀을 드립니다...
    제품이 좋지 않아 영업을 할 수 없었다는 게 사실이고 제 마음입니..다...

    최고 아닙니다..
    그냥 도너츠 입니다.. ㅜ.ㅠ
    잘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너츠 드시고 싶을 때 언제나 찾을 수 있는 도너츠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요~
    감천문화마을에서 다시 인사드릴 수 있을 때 홈페이지에 제일 먼저 글 올리겠습니다
    기원님도 건강하십시요. 꼭 뵐 수 있게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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