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7일 : 비자림
답답한 마음은 풀릴 길이 없고
날마다 나 자신에게 정신차리고.. 힘내라고 애쓰지만
뒤엉킨 문제들로 난 쉴 곳이 없는 것 같다
음... 해결되는 것 없이 5개월째다...
어디든 떠나고 싶지만 형편도 녹록치 않아 그냥 머릿속으로만 그리고 있었다
떠나고 픈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지인이 당일치기로 함 가자고 했다 비용은 걱정마라며...
나는 한번도 제주도를 가보지 못했다
제주도가 가고 싶었다
제일 저렴한 날의 비행기표를 알아보았고
내 수중에는 2만원정도의 거금이 있었다
그렇게 난 처음으로 제주도를 향해 가고 있었다
대한민국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제주도를 왜 안가봤을까..
한심한지고...ㅜ.ㅜ
모든 근심을 뒤고 하고 떠났다
내 머리에 다른 그림을 넣고 싶었고
내 심장에 새로운 뜨거운 열정을 불어넣고 싶었다
제주도가 나에게 이런 선물을 주면 좋겠다..라고 생각라며 출발....
항상 예상보다 난 더 큰 보답을 받는 것 같다
이번에도 내 예상보다 더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바로 제주도 자체가 선물이었다!
제주도의 공기가, 제주도의 내음이 날 위로해줬다
난 시골내음이 왜 이렇게 좋냐...ㅜ.ㅜ
눈물 날 정도였다
신선하고..그냥 그 자체로 깨끗하고...
이런 것이 나에게 힐링이 될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지인의 안내로 여러 곳을 다녔다
그 중 하나가 지금 사진의 비자림이다
축구, 테니스 등 운동은 다 좋아해도
유난히 걷기를 싫어하는 나에게 걷는다는 것은 도전 그 자체다
숲길을 따라 걷는다
새소리가 들린다
간혹 뱀도 나온다고 절대 숲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글도 보인다
아마 남자분들에게 하는 경고인 듯 ^^;;ㅋ
이 사진을 보면서 나는 내가 한번도 보지 못한 내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 사람들은 다 내 이 모습을 보는구나..
가만히 사진을 들여다보니
씩씩하게 걷는 것 같아 보이지만 내 눈에만 그런가...어깨에 한짐 가득 짊어진게 보인다...
그런데..우습지...
나는 그렇게 묵묵히 걸어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누가 뭐라해도 내가 생각하고 결정하고
내 자신을 다독이며 걸어가는 것이.. 조금은.. 외로운 길을 걷는 것이 내 운명인 것 같다...
정말 힘든 부분 많지만..
누가 다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내 앞 모습을 보았을 때.. 주름 깊ㅡ이 패인 골따라 삶의 지혜도 여유도 그리고 인내도 묻어나길 바랄 뿐이다
이 사진처럼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내가 걸어갔던 길을 보며
수고했다고 나를 위로해줄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
그럴 날이 오겠지.. 올거야... 암... 올거야..
혼자 여행하게 되면 다시 비자림에 가서
내 뒷모습 다시 찍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