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7일 : 주신 캔커피
우리는 당일 반죽이 좋지 않으면 영업을 하지 않는데
그런데..어제 밀가루가 이상했다
혹시나 하고 반죽을 만들어봤는데 역시나 아침에 보니 발효가 잘 되지 않았다
직원들과 시식을 하니 영업하기는 무리라는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른아침부터 준비한 제품들은 다 폐기처분하고
매장 옆으로 난 골목을 따라 뚜벅뚜벅 걸었다
무작정 걸었다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는 내 방법이다
그러다 어느 대문 앞에 털썩 주저앉아 이 문제를 놓고 우리 직원과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손녀와 한번씩 들러주시는 고객님께서 우리를 보시더니 다시 돌아가신다
그러더니 손에 캔커피 두개가 든 봉지를 들고 다가오셨다
뭐가 안좋은가봐요 영업을 안하던데..
이거 마시고 힘내요..
라며 얼른 주시고는 가시던 길을 가셨다
내가 겪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안타까워해주시는 동네주민분이 계신다는게
날 울컥하게 만들었다
차마 그 자리에서 마시지 못하고
커피를 들고 매장에 들어왔다
직원들에게 이 얘기를 들려주니
오공팔은 참 이상하다고 한다.. 동네분이 걱정해주고 신경써주는 그런 가게가 어딨냐는거다
그러게 말이다...
고객님의 마음이 참 고맙다...